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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 <필리핀> 2020년 후원자 감사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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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영철 작성일20-10-21 13:54 조회762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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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 후원자님

이곳 마닐라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봉쇄와 격리가 심각해지면서 마을을 벗어날 수 없지만 서로 돕고 사랑을 나누며 이 긴 터널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 지난 3월에는 이 지역에 큰 화재가 있었습니다. 집과 모든 것을 잃은 236가구를 위해 정부에서는 가구마다 작은 텐트 하나씩 주었습니다. 정말 하루아침에 상상하지도 못한 불행이 찾아와 길바닥에 나 앉은 것이나 다름없는 이재민들은 저희가 사는 마닐라 수도원 옆 고등학교에서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십자가의 길 기도를 끝나고 성당에서 나오니 시커먼 구름 같은 연기 속에서 치솟는 불꽃을 보고 너무 놀랐는데, 때마침 강풍이 불어 손 쓸 사이도 없이 이 판자촌 마을에 삽시간에 다발적으로 불이 붙어 버렸습니다. 이분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 참으로 죄송하여 발만 동동 구르다가 몸만 뛰어나와 수녀원으로 피신 오신 분들을 받아 안심시키고 저녁 지어서 드리니, 노인분들은 너무 큰 충격에 식사를 뜨지도 못하셨습니다. 국에다 밥을 말아 떠드리니 간신히 국물만 좀 드시다가 식사를 하시던 모습이 마음에 절절히 남아 있습니다. 이 비극이 눈앞에서 이루어졌으니눈물과 참담한 마음으로 이분들을 도와 드릴 방법을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이에 늘 이곳 가난한 아이들의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셨던, 대구대교구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하느님의 안배로 저희의 청을 사랑과 배려의 따뜻한 마음으로 도와주실 것을 결정하셔서 지원금을 보내주신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 관계자와 후원자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코로나 19보다 더 무서운 배고픔의 고통을 겪는 이재민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하느님께서 함께하신다는 감동이 전해져 왔습니다. 우선 한꺼번에 집을 잃은 모든 분을 다 도와줄 수 없을 것 같아 더 어려운 분들 112가구(250)를 선정하여 식료품 및 생필품 나누어 드렸습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기뻐하는지. 도와주신 은혜 참으로 감사합니다! 하느님 축복 많이 받으시고 수녀원 공동체에서도 은인 여러분들을 위해 매일 기도와 미사 봉헌으로 감사를 대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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