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선교사 , 삶과 죽음을 살아가며 

                                             조정화 율리엣다 수녀 |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제가 처음 맡은 소임은 방기(중앙아프리카 수도)에서 157km 떨어진 사반지역 보쌈벨레 에서 장애자 센터와 주변의 작은 진료소에 약 을 공급하면서 장애아들의 수술을 주선하는 일이었습니다. 양실조에 걸린 소아마비 아 이의 첫 발목 수술 후, 아이의 살이 썩기 시 작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치료 하기 전 경당에 가서 주님께 “당신이 저를 불 러 주셨으니 이 선교의 삶이 계속되도록 당신 이 치유시켜주세요.”라고 감히 주님께 협박을 했습니다. 썩어가는 상처에 기적같이 새 살이 오르고, 물리 치료 후 목발을 짚고 한 걸음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이는 앉아서 보는 세상과 일어나서 보는 세상이 다르다며 활짝 웃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아! 죄에 머물 러 앉아 있다가 한 걸음 빛을 향해 일어서 갈 때, 우리도 완전히 다른 세상을 볼 수 있겠구 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느님의 기쁨을 체험 하는 은혜로운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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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아주 작은 수술과 재활 치료를 하며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첫 장애자 재활원을 세워 많은 장애아들이 기술도 배우고 재활 치 료를 받아 기쁨과 희망의 삶을 살 수 있게 되 었습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오랫동안 내전이 계 속되었습니다. 제가 도착한 지 이틀 만에 세 상에 태어나서 처음 겪는 전쟁의 현장을 만났 습니다. 본국 귀환을 할 수도 있으니 간단한 짐을 챙기라고 합니다. 멋진 선교를 하리라 다 짐하고 커다란 여행가방 세 개를 낑낑대며 들 고 왔는데 간단한 짐이라니? 정말 덥기는 덥 고, 모기는 신선한 양식이 왔다고 공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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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 없어지니 우리 수녀님들 얼굴조차 알 아볼 수 없고… 작은 등가방에 여권, 휴대용 성서(요즘 같으면 스마트폰 하나면 되겠지만), 말라리아 약, 속옷 한 벌, 허원 때 받은 십자 가를 챙기고 나니 세 개의 큰 가방이 작은 등 가방 하나로 줄었습니다. 가방을 보는 순간 ‘아! 선교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하느님뿐이구 나. 오직 한 분 십자가에 계신 그분임을 잊고 있었구나.’ 하는 묵상을 하습니다. 박격포 가 터지는 소리가 들리면 침대 밑으로 들어가 라는데, 제 침대는 낮아서 도저히 들어가 누 울 수가 없었습니다. 허원 때 받은 십자가를 가슴에 안고, 죽더라도 사람들이 수녀의 모습 을 알아보도록 수도복을 입고 침대 위에 누 워 ‘아! 이것이 선교인가? 순교인가?’라고 생각 했습니다. 자 한 획이 다르면 이렇게 상황이 달라짐을 느끼며 눈을 뜨니, 그 총격과 폭격 속에서도 잠을 푹 잤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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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시작된 선교의 삶 20여 년 동안 끊 임없는 전쟁이 전개되었습니다. 특히 2012년 12월부터 지금까지는 그 어느 때 보다 상황 이 더 심합니다. 처음 도착했을 때 이곳 사람 들은 평화를 사랑하고 늘 웃음을 지니고 행 복한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불안과 쉽게 분노 를 일으키는 이들이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10 세에서 25세 가량의 어린이, 청년들은 전쟁 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증이 매우 심합니 다. 하지만 이 나라에는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가 단 한 명도 없습니 다. 그래서 더욱 사제나 수도자들에게서 희망 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당에는 기도하는 이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 대구주보 발췌 (2017-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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