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 몽골 바양호셔 쌘뽈 어린이집 - 겨자씨 자라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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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 작성일17-08-31 16:06 조회762회 댓글0건본문
겨자씨 자라나서
몽골 바양호셔 샌뽈 유치원 오 소피아 수녀
가톨릭교회 교리서에서, 바르고 진실한 양심은 교육을 통해서 또한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이해와 교회의 가르침을 통해서, 성령의 선물에 힘입어 그리고 현명한 사람들의 조언에 힘입어 바르게 형성된다고 한다.
몽골의 빈민가인 이곳 바양호셔에서 살다 보니 술 먹고 길거리에서 쓰러져 자는 사람, 피를 흘리며 싸우는 사람, 도둑질과 거짓말은 나쁜 일이 아니라고 믿는지 교사들도 아무렇지도 않게 기상천외한 거짓말들을 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게 된다.
어제도 아버지 한 분이 늦게야 아이를 데리러 오셨는데 술에 잔뜩 취해 걸음도 제대로 거누지 못한 채 아이를 데리고 대문을 나서더니 바로 유치원 담에 오줌을 싸고 있고 아이는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서 있다.
“선생님! 우리 아빠가 술 먹고 엄마를 때려 뱃속의 동생이 죽었대요. 그래서 엄마가 병원에 갔다 왔어요.” 지난해에 한 아이가 나에게 일러준 말이다. “설마?” 하겠지만 사실이다. 아이들은 부모님 하는 행동을 다 본다. 그리고 여과 없이 이야기한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도대체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인가 싶어 부모교육을 시켜보지만 소귀에 경 읽기다.
바양호셔 유치원은 극심한 한파로 가축들을 잃고 무작정 시골에서 울란바타르로 이주해 왔으나 정확한 거처나 직업이 없어 도시 거주권을 얻지 못해 외곽의 산 주변에 빈민 겔 촌이 형성되면서 생겼다. 이곳의 아이들은 교육을 받지 못하여 방치된 상태이거나 아동학대에 노출되어 무엇보다도 보호가 필요했다. 우선 먹이는 것, 신변청결이 시급했고 점차 우리 수도회의 카리스마인 인간적으로 영적인 품위를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 모든 활동 경비를 대부분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의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유치원에서 아침과 점심을 먹고 교육을 받고 가정에 돌아가면 너무 가난해서 교육의 지속이 어렵다. 최근에 전기는 들어왔지만 수시로 끊어지고, 겨울이면 한 자루에 1500투그륵(한국 돈 2000원정도)하는 석탄 살 돈이 없어 남의 집 나무울타리를 몰래 뜯어다 떼거나 온갖 쓰레기들을 태워 난방을 하는 바람에 지독한 냄새와 매연으로 아이들은 폐렴과 기관지염을 달고 산다. 수도시설이 없는 동네라 마을 중간에 있는 물 저장고에 가서 한통씩 사서는 빙판길을 걸어 옮기는 일이 우리 아이들이 다반사로 하고 있는 일이다.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에서 받은 후원금으로 석탄, 밀가루와 식용유, 영하 40도의 칼바람을 막아줄 두툼한 방한복을 나눠주니 너무 좋은지 쪼그만 녀석들이 은근슬쩍 지켜지지 않을 법한 약속을 남발한다.
“선생님, 내가 어른이 되면 옷 사줄께요....바나나도 사줄께요” 지켜지지 않을 공약이라고 생각하지만 “정말?”하고 물으면 모두가 그렇다고 한다.
아직 수녀라는 개념을 모르기에 선생님으로 부르기도 할머니라고도 부른다. “남편은 있느냐? 자녀는 몇 명이냐?”고 묻는 이 사람들이 언제 하느님을 알고 수녀가 무엇 하는 사람인지 알게 될지 모르지만 누군가의 작은 나눔이 모여져 아이들에게 뿌린 기쁨의 씨앗이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밑거름이 되리라고 믿는다. 나는 이 싱싱한 거름을 옮겨주는 일이 행복하다. 이 밑거름이 숙성되어 기쁨이 자라나 쑥쑥 커져 겨자씨가 자라나 큰 나무가 되면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를 아낌없이 후원해 주신 분들이 키운 것입니다.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