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28] 교구설정 100주년에 즈음하여 -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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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 작성일17-10-14 00:54 조회749회 댓글0건본문
교구 설정 100주년에 즈음하여
- '다시 새롭게' '새 시대 새 복음화'를 위하여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 교구 설정 100주년이 되는 2011년이 마침 내 다가왔습니다. 이 한 해가 우리 교구를 위해서 참으로 거룩한 은총의 해가 되기를 모든 교구민과 함께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역사는 단순히 지나간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지금 우리 안에 살아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교구의 100년 역사는 하느님의 섭리 가운데 이루어진 우리 교구의 삶의 총체인 것입니다. 이 은총의 역사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묵상하며 교구의 현재를 올바로 인식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교구 설정 100주년을 기념하는 뜻입니다.
1911년 대구대목구가 설립되었을 때에는 제반 사정이 너무나 열악하였고 기반 시설도 전무한 상황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교구장이 머물 집도 없었지만, 100년이 자닌 오늘날 약 45만명의 신자와 422명의 사제, 156개의 본당을 거느린 큰 교구로 발전하여 "온 세상에 가서...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하신 주님의 명을 실천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또한 사제 양성을 위한 대신학원을 비롯하여 많은 수도회와 교육기관, 의료기관, 언론기관, 사회복지기관들이 교구 내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많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역대 교구장님들을 비롯한 교구의 모든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들이 복음의 빛으로 지역사회를 이끄는 데 헌신해 왔기 때문입니다.
복음의 빛으로 지역사회를 선도하는 역할은 복음화의 사명을 수행하는 데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오늘의 사회는 이와 같은 역할에 늘 호의적이지는 않습니다.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경험한 우리나라는 현재 계층 간, 세대 간의 갈등과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으며, 경제제일주의와 개인주의의 만연은 생명경시 풍조를 조장하며 갖가지 사회적 갈등을 빚어내고 있습니다. 이와같은 도전을 맞아 교회가 이 사회에 바른 길을 제시하고 그것을 삶으로 보여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우리가 사회를 복음화하기보다 오히려 사회에 이끌려 간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이제 100주년을 맞으면서 우리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면서 변화와 쇄신을 꾀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우리 교구는 지난 3년 동안 교구 설정 100주년을 준비하면서 해마다의 주제를 '성찰의 해', '비전의 해', '도약의 해'로 정하였습니다. 이와 긑은 주제들은 모두 우리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하여 변화하는 세상 안에서 변치 않는 복음의 가치를 드러내려는 노력의 표현입니다. 교회가 쇄신되어 정체성을 확립할 때 비로소 복음화의 비전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고,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새 복음화를 위해 도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새 시대 새 복음화'는 교회의 존재 이유이자 목적이며,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임을 교구 모두가 깊이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 가운데서도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의미입니다. 사목자들과 교구민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우리 교구가 '새 시대 새 복음화'의 사명에 충실할 수 있도록 교구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야 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와 같은 '새 시대 새 복음화'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몇 가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그동안 교회 쇄신을 위하여 펼쳐 온 영성운동은 '새 시대 새 복음화'를 위해 반드시 요청되는 신앙 회복 운동이기에, 100주년을 기하여 더욱 확산시키고 심화시켜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 '이웃과의 올바른 관계', '자신과의 올바른 관계'의 회복은 반(反)복음적 풍조가 퍼지고 있는 이 사회를 치유하는 명약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먼저 쇄신되어야 사람들에게 복음을 힘차게 선포할 수 가 있는 것입니다.
둘째, 교구가 100주년을 맞으며 추진하는 세가지 기념사업인 제2차 교구 시노드와 교구 100주년 기념 주교좌 범어대성당 건립, 그리고 100년사 편찬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교구민이 마음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세 가지 기념사업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여길 수 없지만, 각별히 여러분의 희생이 많이 요구되는 기념 대성당 건립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셋째, '생명사랑나눔 운동' 또한,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그 범위를 넓혀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교구는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나누어주시는 주님의 모범을 따르고자 일찍부터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데 힘써 왔습니다. 사회가 미처 돌보지 못하는 이들을 찾아 복음정신에 한층 부합하는 사회복지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가도록 합시다. 이를 위해 교구민이 앞장서서 기부문화를 확산 시키고 각종 후원 사업에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지구촌 가족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느 일에도 계속 힘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또한 뜻을 같이 하는 지역민들과 연대하여 생명문화 확산을 위한 범시민 기구를 조직하고 함께 활동하는 것도 좋은 일일 것입니다. 고통 받는 이들 가운데 계신 주님께 봉사하는 것은 우리가 지난 100년간 받은 은혜에 감사드리고 탁월한 방법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지난 100년 동안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은총에 대한 감사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우리의 정성은 2011년 5월 15일에 봉헌하는 교구설정 100주년 기념 경축미사를 통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100주년 기념의 중심인 이 경축미사는 하느님의 오묘한 섭리에 대한 감사제인 동시에 전 교구민을 하느님의 백성으로 선포하는 새로운 계약의 기념제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 자신이 이 경축미사에 바쳐지는 "산제물"(로자 12,1)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지역의 모든 이웃들을 초대하여 주님의 풍성한 은총이 널리 미치도록 합시다.
경축 행사는 그 중심이 되는 경축 미사와 더불어 100년의 역사를 조망하는 강연회와 전시회, 나눔의 신비를 드러내는 바자회와 음악회, 청소년들과 청년들의 축제, 자매교구와 협력 교구를 비롯한 교회 관계 인사드로가의 만남의 장 등의 다채로운 행사들로 꾸며져 일주일 동안 계속될 것입니다. 100주년 기념을 위해 준비하는 이 모든 일에 교구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지나온 은총의 100년은 우리에게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햔 12, 24)하신 주님의 말씀을 떠올리게 합니다. 우리가 밀알이 되어 죽을 때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역사 또한 은총의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지난 세기의 역사를 통해 당신의 손길을 느끼도록 이끌어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리며, 다가올 100년을 향하여 '다시 새롭게' 출발하도록 합시다.
"우리 교구의 주보이신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마리아님, 저희 교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이윤일 요한과 한국의 모든 성인 성녀들이여, 저희 교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0년 11월 28일 대림 첫 주일에
천주교 대구대교구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발췌] 대구주보 201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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